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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촌감삼] 전도자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NOMAN 2014. 12. 3. 22:44

전도자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우치무라는 <전도의 정신>에서 전도자의 자질로서 다방면의 세상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도자는 우주 만물에 관한 하나님의 진리를 세상에 나타내보일 직책에 있으므로 전도자가 몰라도 좋을 지식은 이 넓은 우주에 없다는 것이다. 지식이 넓어짐에 따라 하나님을 아는 것이 더욱 깊어지고 지식이 더해짐에 따라 하나님의 뜻을 더욱 밝히 알게 된다. 

그러므로 전도자에게는 다른 누구보다도 학문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신학만을 아는 전도자는 신학생의 좋은 선생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목수, 미장이, 농민, 서민, 학자, 정치가 등의 지도자로서는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이다. 우치무라는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첫째로, 경제학과 사회학 등 사회과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전도자는 사회의 지도자이며 사회를 하나님이 정하신 진리로 이끌어가려는 것이므로 이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와 법칙을 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자연과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과학은 물질의 원리와 법칙을 연구하는 것이므로 이를 배워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과 법칙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인문학, 특히 역사학을 공부해야 한다. 역사학은 인류 발달의 기록이며 하나님의 섭리를 가장 밝히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역사학은 인간성의 폭과 깊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므로 관대한 정신을 갖게 해준다. 역사학은 국민은 인류보다 작은 것이며 인류 전체의 발전은 한 국민의 발전보다 긴요한 것임을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전도자는 역사학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고 인류의 연대(solidarity)를 알게 되며 서로 돕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 

끝으로, 이상적인 전도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성서의 원어를 비롯하여, 충분한 성서 연구가 필요하다. 성서 연구 없이 전도에 나서려는 것은 수학 지식 없이 천문학을 연구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는 일이다. 

요컨대 우치무라는 ‘하나님’을 알기 위해 성경을, ‘사람’을 알기 위해 역사와 사회과학을, 그리고 ‘자연’을 알기 위해 과학을 연구할 것을 주장한다. 우치무라는 이 세 가지가 합하여 트리니티(三位)를 이루며, 하나가 빠지면 다른 나머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셋이 합하여 비로소 완전하고 건전한 지식을 구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치무라의 이런 관점은 오늘의 한국 현실에 많은 빛을 던져준다. '지성'이니 '이성'이니 하는 말을 쓰면 우선 교역자들부터 안색이 굳어지고, 젊은 대학생들이 교회에서 학문을 거론하면 '지적 교만'이란 딱지를 붙여 백안시하기까지 하는 한국 교회는 그 '나무'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의 기복만을 추구하는 신앙인이 양산되고, 최소한의 기초질서마저 분별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완장처럼 휘둘러댐으로써, 본보기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중세 말기의 타락한 카톨릭 교회를 연상케 하는 후안무치한 교회 세습이 자행되는가 하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동정심마저 결여한 광신도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못지않은 파괴와 폭력을 자행한다. 사찰에 불을 지르고 단군상의 목을 잘라내는 직업종교가들의 엽기적 행각은 기독교 근본주의의 수많은 병폐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