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생각하라/신앙 유감

서도석ㅣ서재

NOMAN 2018. 1. 31. 17:04

서재

 

나는 부자다. 적어도 책에 대해서는 부자다.

 

서재를 가득 채운 책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얼마나 큰 풍요를 주셨는가를 깨달았다. 서른 즈음에 시작한 전임 사역자로서의 생활과 더불어, 책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더욱 자리를 잡았다. 난 책을 통해, 내가 믿고 있는 진리가 2,000년 기독교 역사 속에 있는 많은 믿음의 선진과 같은 것임을 확인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보다는 이미 주신 진리의 확실성을 발견하곤 했다.

 

신앙 서적은 시대와 언어와 인종과 나라를 초월해서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았던 믿음의 선진들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어거스틴이 어떻게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왔는지 간증도 들을 수 있었고, 존 번연이 있던 감옥에도 들어가 그를 만날 수도 있었다. 또 설교의 황태자로 일컬어지는 찰스 스펄전의 생생한 음성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책은 그 책 곧 성서의 확장이다. 기독교가 책의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일단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은 설교자의 서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다.

 

유익한 신앙 서적은 성경을 더욱 읽을 수 있는 충분한 동기를 부여해 준다. 성경만 읽겠다고 고집하는 것이 옳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경에 대해서 흥미를 잃게 하고 점점 더 멀어지게 한다. 또한 습관적인 타성에 빠지게 해서 성경 본문을 다 알고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하여 대충 겉 읽게 만들기도 한다. 유익한 신앙 서적은 우리를 성경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성경을 자세히, 깊게 읽게 만들어 준다. 책에 관한 나의 간증이다. 

 

사실은 요즘 책에 관하여 슬픈 일이 내게 있다. 급격히 진행되는 노안과 체력 저하로 책을 읽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핑곗거리를 찾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언젠부턴가 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내가 슬프다. 나는 책을 벗 삼고 살아야 할 설교자인데, 게으름을 구실삼아 성경 몇 자 보고 스스로 만족하며 몇 날을 그저 흘려보내고 있다. 

 

 

- 서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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